2008년 5월 25일 새벽 청계천 촛불 집회 현장에서 살수차(일명 물대포)가 등장했다고 한다. 허허! 시간이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인가. 민주화를 거쳐 이제 우리나라에도 나름대로 집회나 시위 문화가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또 다시 물대포가 등장한단 말인가? 이러다가 거리에 다시 화염병과 각목 등이 날아다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어찌 일을 이렇게까지 만드는 것인가.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서 왜 촛불 집회 현장에 물대포까지 동원을 해야 하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물대포를 동원해야할 정도로 집회가 과격한 양상으로 흘러갔던 것인가? 아니면, 집회를 조기 진압하기 위해 물대포를 사용한 것인가? 과연 물대포 동원이 어느 선에서 결정된 것인지 무척 궁금하다. 경찰서장의 지시? 아니면 경찰청장의 지시? 아니면 그것보다 더 윗선인가?

최루탄 날아다니고 화염병이 날아다니는 시위를 했던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시위가 과격해지는 것은 한 순간이다. 어느 한쪽에서 과격하게 행동을 시작하면 그게 연쇄 반응을 일으켜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리는 것이 집회 현장이다.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이나 전경들이나 다들 사람이다. 사람이니 당연히 감정이 있을 수 밖에 없고, 특히 집회 현장은 군중 심리가 크게 작용하는 곳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쉽사리 흥분하게 된다. 이럴 때 일수록 공권력이 침착하게 시민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 아닐까?

공권력이 나서서 시민들을 협박하고 흥분시킨다면 그건 누구의 잘못인가? 참으로 답답한 일이다. 이러다 거리에 80년대의 시위 현장이 재현되는 것은 아닐지 걱정된다.